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進聖學十圖箚

  • 이동구
  • 2009-04-30 오후 3:53:03
  • 8,985

       進聖學十圖箚1) 幷圖2)             

        그림과 함께 성학십도를 올리는 글                                          


0-1 判中樞府事3) 臣 李滉 謹再拜 上言

    중추부 판사  신 이 황은 삼가 두 번 절하고 임금님께 말씀을 올립니다.


0-2 臣 竊4)伏以 道無形象 天無言語5) 自河洛圖書之出  聖人 因作卦爻 而道 始見於天下矣 然而道之浩浩 何處下手 古訓千萬 何所從入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도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河圖洛書6)가 나옴으로부터 그것에 바탕을 두어 聖人이 卦와 爻7)를 만드셔서 道가 비로소 천하에 밝혀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도는 넓고 넓어서 어디서 착수해야할지 알 수 없으며 옛 성현의 말씀은 너무도 많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릅니다.


0-3 聖學  有大端  心法  有至要 揭之以爲圖 指之以爲說 以示人  入道之門  積德之基  斯亦  後賢之所  不得已而作也

  
聖學에는 큰 단서가 있으며 心法8)에는 지극한 요령이 있습니다. 후세 현인들은 부득이 그림으로 그것을 그려서 들어내 보이고, 해설로서 그 뜻을 가르켜 줌으로써 사람들에게 道로 들어가는 문과 덕을 쌓는 기틀을 보여주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이 또한 후현들이 어쩌지 못해 만든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0-4   而 況人主一心  萬幾所由 百責所萃  衆欲互攻 羣邪迭鑽9)     一有怠忽而放縱繼之  則 如山之崩  如 海之蕩 誰得而禦之

   


그런데 하물며 임금의 마음은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근원이요 모든 일의 책임이 모아지는 곳이며, 뭇 욕심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사악한 것이 번갈아 침범하는 곳입니다. 한 번 게을리 하고 소홀히 하여 방종이 이어지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진동하는 것과 같아서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0-5  古之聖帝明王 有憂於此 是以 競競業業 小心畏愼 日復一日猶以爲未也  立師傅之官 列諫諍之職  前有疑 後有丞 左有輔 右有 弼 在輿 有旅賁之規 位宁 有官師之典 倚几 有訓誦之諫 居寢 有暬御之箴 臨事 有瞽史之導 宴居 有工師之誦 以至盤盂杖刀劒戶牖  凡目之所寓    身之所處   無不有銘有戒

 

 

옛날의 성스럽고 명철한 제왕들은 이것을 근심하여 삼가고 두려워하며 조심하고 신중히 하기를 날마다 날마다 해도 오히려 미진하게 여겼습니다. 그리하여 師傅10)의 관직을 두고 간하는 직책을 베풀어 두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앞에는 疑, 뒤에는 丞을 두었으며, 왼 쪽에는 輔, 바른 쪽에는 弼11)을 두었습니다. 수레를 탈 때에는 旅賁12)의 직책이 있었고, 조회를 받는 자리에는 官師13)의 법이 있었으며, 机席14)에 기대어 있을 때에는 訓誦15)의 간함이, 침실에 들 때에는 暬御16)의 잠언이, 일에 임해서는 瞽史17)의 인도가, 한가  하게 있을 때에는 工師18)의 誦이 있었고, 소반과 밥그릇 안석과 지팡이 장도와 칼과 문과 들창에 이르기까지 무릇 눈길이 닿는 곳과 몸이 있는 곳에는 銘과 戒19)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0-6  其所以 維持此心 防範此身者 若是其至矣 故 德日新而業日廣 無纖過而有鴻號20)


받아서 올바른 마음을 유지하고 그 몸을 지키는 조치가 이와 같이 지극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업적은 날마다 넓어져서 조그마한 허물도 없이 명성이 높아졌던  것입니다.


0-7  後世人主 受天命而 履天位 其責任之 至重至大 爲如何 而所以自治之具 一無如此之嚴也 則其憪然自聖 傲然自肆於王公之上 億兆之戴 終歸於壞亂殄滅 亦何足怪哉


뒷세상에 백성의 임금 된 자도 天命21)을 받아 임금의 자리에 올랐으면 그 책임이 얼마나 무겁고 큰 것이겠습니까. 그런데도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은 하나도 이와 같이 엄격한 것이 없고 거리낌  없이 스스로 성인인체  거만하며 왕공22)들의 높임과 억조 백성들의 추대에 오만하고 방자하여 마침내는 문어져 어지럽게 되고  모조리 망하게 되었으니 조금도 이상할 게  있겠습니까.


0-8  故 于斯之時 爲人臣而欲引君當道者 固無所不用其心焉 若張九齡之 進 金鑑錄 宋璟之 陳 無逸圖  李德裕之 獻  丹扆六箴 眞德秀之 上  豳風七月圖之類  其愛君憂國拳拳之深衷 陳善納誨懇懇之至意  人君  可不深念而敬服也哉


그러므로 이러한 때에 신하가 되어서 올바른 도리로 임금을 인도하고자 하는 사람은 진실로 그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張九齡이 金鑑錄23)을 지어 올린 것이나, 宋璟이 無逸圖24)를 그려 바친 것이나,  李德裕가 丹扆六箴25)을 드린 것이나,  眞德秀가 豳豊七月圖26)를 올린 것과 같은 것은 그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간곡한 충정과 선을 베풀고 가르침을 드리고자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뜻이니, 임금이 되어 깊이 생각하여 받들어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0-9  臣 以至愚極陋 辜恩累朝 病廢田里 期與草木同腐 不意 虛名  誤達 置講筵之重 震越惶恐 辭避無路 旣不免爲此叨冒27)則 是  勸導 聖學  輔養 宸德28)  以期致於堯舜之隆  雖欲辭之 以不敢 何可得也   

신은 지극히 어리석고 고루한 몸으로 여러 朝代에 걸쳐 입은 은혜를 저버리고 병들어 쓸모없이 되어 田里에서 초목과 더불어 같이 썩고자 기약하였습니다.  그러나 뜻밖에 헛된 이름이 잘못 전해져서 經筵29)의 중책을 맡으라고 불러 주시니 몹시 떨리고 황공하여 사양하고자 했으나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기왕에 면치 못하고 이 자리를 탐내어 더럽혔으므로 성학을 권하여 인도하고 임금의 덕을 도와 기르게 함으로써 요순시대30)처럼 융성하게 되도록 기약함은 비록 사양하려해도 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옳겠습니까?


0-10  顧 臣 學術 荒疎 辭辯 拙訥 加以賤疾 連仍 入侍稀罕 冬寒以來乃至全廢 臣 罪當萬死 憂慄罔措 

 

 

 

돌아보건대 신은 학문이 거칠고 말솜씨가 서투른데다가 나쁜 병마저 잇달아 듦으로 해서 들어가 侍講도 거의 하지 못하다가 겨울부터는 전폐하기에 이르렀으니 신의 죄 만 번 죽어 마땅하여 근심과 두려움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0-11  臣  竊伏惟念 當初 上章論學31)之言 旣不足以感發天意 及後登對32)  屢進之說 又不能以沃贊睿猷  微臣 悃愊33)  不知所出

 


신이 가만히 엎드려 생각하온데 당초 글을 올려서 학문을 논한 말씀이 이미 임금님의 뜻을 감동시켜 드리지 못하고 그 뒤 올라가 뵙고 여러 번 드린 말씀도 임금님의 지혜에 보탬이 되지 못하였으니 보잘것없는 신의 간절한 생각으로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0-12  惟有昔之賢人君子 明聖學而得心法 有圖有說 以示人 入道之門 積德之基者 見行於世  昭如日星 玆敢欲乞 以是  進陳於左右34)  以代古昔帝王 工誦器銘之遺意 庶幾借重於旣往  而有益於將來

  

그러나 오직 옛 현인․군자들이 성학을 밝히고 心法을 터득하여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붙여 사람들에게 道에 들어가는 방법과 덕을 쌓는 기초를 가르쳐 준 것이 세상에 해와 별처럼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에 감히 이것으로 임금님께 나아가 진술하여 옛 제왕들의 工誦35), 器銘 36)에 끼친 뜻을 대신하고자 하오니, 어쩌면 옛 것에서 도움을 받아 장래에 이로움이 있지 않을까 여기는 바입니다.


0-13  於是 謹就其中 揀取其尤著者 得七焉 其心統性情 則 因程圖而附以臣作二小圖 其三者 圖   雖臣作  而其文其旨條目 規畵 一述於前賢而非臣創造  合之爲聖學十圖  每圖下 輒亦僭附謬說 謹以繕寫  投進焉



이에 옛 것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을 신중하게 가려 뽑은 것이 7개입니다. 그 중에서 心統性情圖37)는 程林隱38)의 圖에다가 신이 만든 두 가지 작은 도를 덧붙였습니다. 그 밖의 세 가지 그림은 비록 신이 만들었으나 그 글과 뜻과 조목과 배열은 모두 옛 성현들께서 저술한 것이며 신이 새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이것들을 합하여 성학십도를 만들고 각 그림 밑에는 외람 되게 저의 보잘것없는 說을 붙여서 다듬어 淨寫하여 삼가 올립니다.


0-14  第緣 臣 㥘寒纏疾39)之中 自力 爲此 眼昏手顫 書未端楷 排行均字 竝無准式 如蒙勿却 乞以此本 下諸經筵官 詳加訂論 改補差舛   更令善寫者 精寫正本 付之該司 作爲御屛一 坐  展之淸燕之所 或  別作 小樣一件 粧貼爲帖 常置几案上 冀得於俯仰顧眄之頃 皆有所觀省警戒焉則 區區願忠之志 幸莫大焉

 


그러하오나 신이 병든 몸으로 이것을 하려 하니, 눈이 어둡고 손이 떨려 글씨가 단정하지 못하고 줄의 배열과 글자의 고르기가 모두 규격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물리치지 않으신다면 바라옵건대 이 글을 經筵官40)에게 내리시어 자세히 따져서 틀린 곳은 고치고 다시 글씨 잘 쓰는 사람에게 正本을 깨끗이 쓰게 하여 해당 부서에 맡겨 병풍 한 벌을 만들게 하셔서 한가롭게 계시는 곳에 펼쳐 두십시오. 또 다른 작은 粧貼을 만들어 늘 책상 위에 두시고 바라옵건대 기거동작하실 때에 언제나 보고 살피셔서 경계하신다면, 충성된 뜻을 바치려는 보잘 것 없는 저에게 다행하기 이를 데 없겠습니다.


0-15   而其義意 有所未盡者  臣 請得而申言之    

           

그런데 그 뜻이 미진한 바 있어서 신이 더 말씀드리고저합니다.

   

0-16  竊嘗聞之  孟子之言曰 心之官則思 思則得之 不思則不得也  箕子之 爲武王 陳洪範也 又曰 思曰睿 睿作聖 夫心具於方寸 而至虛至靈 理著於圖書 而至顯至實

 


일찍이 듣기를 맹자의 말에 “마음이 맡은 일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면 사리를 알게 된다. 생각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41)고 하였습니다. 箕子가 무왕을 위하여 홍범42)에 관하여 말할 때에 또 “생각하는 것은 슬기로 와야 하는 것이고 슬기로움은 聖스러움을 만든다.”43)고 했습니다. 대체로 마음은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으나44) 지극히 비고 지극히 신령합니다. 이 이치는 그림과 글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뚜렷하고 알찹니다.


0-17 以至虛至靈之心 求至顯至實之理 宜無有不得者 則思而得之 睿而作聖  豈不足以有徵於今日乎 然 而心之虛靈  若無以 主宰  則事當前而不思  理之顯實 若無以照管則目常接而不見 此 又因圖 致思之不可忽焉者  然也

 

지극히 비고 지극히 신령한 마음으로 지극히 뚜렷하고 지극히 알찬 이치를 구하니 마땅히 얻지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하면 사물의 이치를 알고 슬기로움은 성스러움을 만든다고 하였으니 어찌 지금 임금님45)이라고  징험이 나타남에 부족함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이 비고 신령해도 주재46)하는 것이 없으면 일이 앞에 닥쳐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이치가 뚜렷하고 알차더라도 밝히고 깨닫는 것이 없으면 늘 눈으로 보아도 보지 못 할 것입니다. 그림을 보고 철저하게 생각하는 것47)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0-18  抑48)又聞之 孔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學也者  習其事而眞踐履之謂也  蓋聖門之學  不求諸心則  昏而無得  故  必思以通其微  不習其事則 危而不安  故 必學以踐其實 思與學 交相發而互相益也 

 

또 들으니 공자께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없어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자기중심이 되어 위태하다”49)고 하셨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그 일을 익히고 또 익혀 진실 되게 그것을 실천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개 聖人이 되고자 하는 이 학문은 마음에서 구하지 않으면 어두워 얻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생각하고 생각해서 미묘한 이치를 통달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일을 익히지 않으면 위태롭고 불안합니다. 그러므로 배우고 또 배워서 반드시 그 알찬 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생각과 배움은 서로 도와 촉발하고 서로 도와 이익 되게 하는 것입니다.


 0-19  伏願 聖明 深燭此理  先須立志 以爲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亦若是 奮然用力於二者之功 而持敬者 又所以兼思學 貫動靜 合 內外  一 顯微之道

      

엎드려 바라옵건대 임금님께서는 이런 이치를 깊이 살피시고 먼저 뜻을 세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舜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노력하면 다 이렇게 된다“50)라는 생각으로 분발하여 배우고 생각하는 것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마음속에 敬을 지닌다고 하는 것은 생각과 배움을 겸하며 動과 靜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안과 밖을 합하며[주관과 객관이 하나가 됨] 드러남과 드러나지 않음을 하나로 되게 하는 方道인 것입니다.


0-20  其爲之之法51) 必也存此心於齋莊精一之中 窮此理於學問思辨之際 不睹不聞之前  所以戒懼者  愈嚴愈敬   隱微幽獨之處   所以省察者  愈精愈密 就一圖而思則 當專一於此圖  而如不知有他圖  就一事而習  則當專一於此事  而如不知有他事

 

 

敬으로 마음을 닦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마음 갖임〈存心〉은 반드시 삼가고 엄숙히 하여 한 곳에 힘을 집중〈精一〉하는 데에 두어야합니다.  이치를 캐는〈窮此理〉데 있어서는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힘을 기우려야합니다. 남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경우라도 삼가고 두려워하는 것은 마음가짐〈存心〉을 더욱 엄숙하게 그리고 더욱 敬의 태도를 지니게 합니다. 은밀히 혼자 있는 곳에서 자신을 省察 하는 것은 이치를 캐는 일〈窮理〉을 더욱 세밀하고 더욱 정확하게 합니다. 하나의 그림에 대해 생각할 때는 마당히 그 그림에 마음을 집중해서 마치 다른 그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한 가지 일을 익힐 때도 마당히 그 일에 전념하여 마치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52).


0-21  朝焉夕焉而有常 今日明日而相續 或紬繹53)玩味於夜氣淸明之時 或體驗栽培於日用酬酌之際

 

아침저녁으로 언제나 그렇게 해야 하고 오늘도 내일 도 한 결 같이 계속해야 합니다. 새벽에 정신이 맑을 때에 그 뜻을 풀어서 참 맛이 날 때까지 되새겨 보기도 하고 혹은 평소 사람들과 응대하실 때에도 몸에 배도록 키워 나가셔야 합니다.


0-22  其初 猶未免或有掣肘54)矛盾之患 亦時有 極辛苦 不快活之病 此乃古人所謂將大進之幾 亦爲好消息之端  切毋因此而自沮  尤當自信而益勵


그렇게 하시면 처음에는 부자유스럽고 갈등을 느끼는 어려움이 있으시거나 때로는 몹시 괴롭고 불쾌한 감정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바로 옛 사람들이 말한 “크게 발전할 기미”이며 또한 “좋은 소식의 조짐”이되는 것이니 절대로 이러한 것들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셔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 자신을 가지고 더욱 힘써야 합니다.


 0-23  至於積眞之多 用力之久 自然心與理相涵 而不覺其融會貫通 習與事相熟  而漸見其坦泰安履 始者 各專其一 今乃克協于一 此  實 孟子所論 深造自得之境  生  則 烏可已之驗


마침내 진실을 많이 쌓고 오랫동안 힘을 기울이면 자연히 心과 理가 서로 어울려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을 훤히 꿰뚫어 알게 되고 익힌 것과 일이 익숙하여져서 점점 편하고 순조롭게 됨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가지에 전념하지만 마침내는 모두 하나의 근원55)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맹자께서 말씀하신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터득하는 경지”56)이며 “내면에서 울어난다면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는가”57)하는  체험이 되는 것입니다.

 

0-24  又從而俛焉孶孶 旣碣吾才 則 顔子之心不違仁  而爲邦之業  在其中 曾子之忠恕一貫  而傳道之責  在其身

 

또 부지런히 힘써 나의 재능을 다하면 그것이 바로 顔子58)의 “인을 어기지 않는 마음”59)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사업이 그 가운데 있게 될 것입니다. 曾子60)가 말하는 忠恕61)로 일관하면 道를 전하는 책임이 그  몸에 있습니다.


0-25  畏敬 不離乎日用 而中和位育之功  可致  德行 不外乎彛倫 而天人合一之妙  斯得矣

 

畏敬하는 태도가 일상생활에서 떠나지 않아야 中和位育62)의 공이 이루어지며  덕행이 윤리에 벗어나지 않아야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天人合一〉 미묘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0-26  是其爲圖爲說  僅取敍陳於十幅紙上 思之習之 只做工程於平日燕處  而凝道作聖之要  端本出治之源 悉具於是 惟在天鑑 留神加意 反復終始 勿以輕微而忽之 厭煩而置之 則 宗社幸甚  臣民 幸甚

    


이것은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붙여서 열 폭의 종이 위에 베풀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생각하고 익히는 공부는 다만 임금님께서 평일에 한가로이 계시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道를 이루어 성인이 되는 요령과 근본을 잡아 정치를 경륜하는 근원이 모두 여기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하늘이 보시고 있으며 신령이 보살피는 바이므로 마음을 가다듬으셔서 처음과 끝을 거듭 되풀이하시고 경미하다 하여 소홀히 하지 마시며 귀찮고 번거롭다 하여 버려두지 않으신다면 나라의 다행이 될 것이며 백성의 다행이 될 것입니다.


0-27  臣 不勝野人芹曝之誠 冒瀆宸嚴  輒以爲獻 惶懼屛息 取進止63)

臣은 야인이 미나리와 따뜻한 햇볕을 임금께 바치고자 하는 정성64)으로 전하의 위엄을 모독함을 무릅쓰고 이를 드리오며 황송한 마음으로 숨을 죽이고 있나이다.


[蛇足] 이 箚子는  “敬” 공부하는 방법을 披瀝한 것이다.  敬을 실천하는 데는 祭祀지내는 순간이 가장 좋은 때이다.  祭祀는 極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하는 일을 관찰하는 것“이다.  마음이 하는 일을 마음이 알아차리고, 챙기고, 고요히 하고, 깨어있게 하는 것이다.  즉, 마음이 마음을 制御하는 것이니 바로 心統性情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다름아닌 敬의 실천이다. 모든 육체적인 행위도 마음의 指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敬이란 결국 心身의 一切의 행위를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敬은 바로 聖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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